혜국사의 목조삼존불좌상, 누가 만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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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국사의 목조삼존불좌상, 누가 만들었는가?
  • 김민석 기자
  • 승인 2020.04.13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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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혜국사(사진=CPN문화재TV)
문경 혜국사(사진=CPN문화재TV)

 

문경시에 위치한 혜국사의 대웅전에는 목조삼존불좌상이 있다. 중앙의 본존과 좌우 협시보살로 이루어진 불상이다. 2009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11호로 지정된 역사와 의미가 있는 불상이다.

딱 봐도 기존의 불상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온 것은 커보이는 얼굴의 크기, 그리고 다른 불상들보다 친근하게 느껴지는 둥글고 뚜렷한 이목구비의 얼굴의 형태였다.

혜국사 대웅전의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어 있었다.

혜국사를 대표하는 문화재로서 본존은 하품중생인을 맺었으며 오른발을 위로 하여 결가부좌한 아미타여래좌상이다. 좌우의 협시보살상도 머리 부분이 불상 높이의 1/3에 달할 정도로 크며 본존불과 그 형식이 거의 유사하다. 

추가적으로 알아본 결과 이 삼존불의 좌협시보살상에서 조상발원문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발원문에 의하면 이 삼존상은 수화승 금문에 의해 만들어진 불상으로 강희 23년(1684)에 금학사에 안치되었던 불상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수화승 금문에 대해서는 그가 활동했던 기록을 통해 접근해 볼 수 있다. 불상의 의상에서는 부처님께 발원하는 내용을 담은 발원문이 발견된다. 혜국사의 삼존불에서도 발원문이 발견되었고, 그 발원문을 조사한 결과 발원문에서 금문이 제작한 불상으로 밝혀졌다.

그가 태어난 정확한 시기와 장소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만든 불상에서 발견된 발원문의 기록으로 그의 활동에 대해서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의 작품으로 밝혀진 것은 1655년 충북 보은의 법주사 원통전의 목조관음보살좌상, 1668년 경북 김천의 직지사비로전의 석조비로자나불좌상, 1675년 전북 김제 대둔산 안심사의 목조삼존불상, 1703년 부산 기장 장안사의 석조삼세불좌상, 1706년 경기 안성 칠장사 지장전의 목조지장보살좌상과 시왕상 등으로 이를 통해 약 50년간 충북,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 한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문경 혜국사 목조삼존불좌상(사진=CPN문화재TV)
문경 혜국사 목조삼존불좌상(사진=CPN문화재TV)

 

금문이 제작한 불상의 특징은 머리 및 얼굴이 불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불상들에 비해 크고 타원형의 얼굴이 특징이다. 또한 오른쪽 어께에 걸쳐진 대의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늘어져 있고 왼쪽 어깨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대의 상단에 사선 방향으로 접흰 부분이 표현된다. 또한 하반신을 덮은 대의의 안쪽 자락이 S자로 도식적으로 펼쳐져 있다. 이러한 점은 다른 불상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금문만이 가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금문의 불상 계보가 뚜렷한데,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전반까지 불교조각사에 중요한 하나의 계보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혜국사의 주지인 보천스님은 조각승 금문의 작품 가운데 가장 활발했던 전성기의 작품인 이 삼존불은 보존 상태도 우수하고, 역사적인 의미도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보호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재팀 김민석 기자

kimminseok@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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