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억 -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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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억 - 기와
  • 이경일
  • 승인 2020.05.0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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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천장사와 옥천암터 출토 기와 3

조선시대의 암키와는 2례가 출토하였는데 표면에 창해파문과 집선문이 새겨졌다. 창해파문이 새겨진 암키와는 조선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간주되는데 고판문양이 조정과정에서 약간씩 지워졌다. 길이와 두께가 각각 17.0cm, 2.0cm가량인 회흑색 경질기와로 이면에 포목흔적이 뚜렷하다.

조선 창해파문암키와
조선 창해파문암키와

 

복합문이 새겨진 암키와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변형된 창해파문과 단선이 복합되었다. 회흑색의 경질기와로 작은 파손품이다. 길이와 두께가 각각 17. 0cm, 2.8cm인데 이면에는 거친 포목흔적과 점토판의 재단흔적이 남아 있다.

조선 복합문암키와
조선 복합문암키와

 

한편 천진사의 극락보전을 건립할 당시에 지하에서 조선시대의 기와 가마터가 발견되었는데 그 주변에서 조선시대의 기와편이 약간씩 수집되었다. 가마터가 조사되지 않아 구조나 조업실태 등을 잘 살필 수 없으나, 인근의 옥천암 옛터에서 유사한 기와류가 발견되어 그 수급 관계를 살필 수 있다. 가마터에서 출토한 수키와는 언강과 미구가 있는 작은 파손품이다. 소성온도가 높은 경질기와로 길이와 두께가 각각 10.0cm, 2.2cm로 이면에 포목흔적이 있다. 그리고 창해파문이 새겨진 암키와는 회흑색의 경질기와로 표면에 문양이 밀집되었다. 암키와의 길이와 두께는 각각 15.5cm, 2.0cm인데, 이면과 측면에 거친 포목흔적과 분할도흔이 남아 있다.

가마터 출토 조선 무문수키와
가마터 출토 조선 무문수키와
가마터 출토 조선 창해파문암키와
가마터 출토 조선 창해파문암키와

 

제천 천장사와 옥천암의 옛터에서 출토한 기와는 기본기와인 암·수키와가 대부분으로, 통일신라와 고려, 그리고 조선 등 각 시대의 기와가 포함되고 있다. 기와는 통일신라 후기와 고려 초기 및 중기와 후기, 그리고 조선의 전·후기의 작례를 잘 나타내 그 문화재적 가치와 함께 제작시기의 다양함을 살필 수 있다. 특히 통일신라 후기에 제작된 기와로 간주되는 격자문암키와는 옥천암의 창건시기가 통일신라시대까지 소급될 수 있는 주요한 자료가 되었다.

 

기와는 그 표면에 새겨진 고판문양과 이면의 포목흔적 및 분할흔적에 따라 제작시기의 차이와 각 시대의 특색을 잘 나타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비교적 얇은 기와의 표면에 격자문이 새겨졌고 고려시대의 고판문양은 격자문과 우상문이 주류를 이루었고, 조선시대에는 창해파문과 집선문 및 복합문이 새겨져 각 시대에 따른 다양한 번와(燔瓦)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제천 천장사와 옥천암의 옛터는 전술한 바와 같이 창건과 폐사 및 이의 중창과 함께, 옥천암의 옛터에 산재한 방형초석과 건축부재, 토기편과 도자기편, 그리고 통일신라 후기에서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와류를 통하여 그 문화재적 가치와 전통성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진.글 김성구 전국립경주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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