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는 백제 무왕대에 창건된 사찰입니다. 이곳에서 백제 왕궁에서도 사용되지 않았던 녹유를 입힌 기와가 처음으로 확인됩니다. 녹유綠釉는 토기 표면에 녹색‧청색을 내는 데에 사용하는 유약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첫 번째 유약인 녹유가 만들어졌고, 녹유를 시유한 그릇을 제작했습니다.
국립익산박물관이 고대 녹유 문화재를 한자리에 모은 <녹색 유약, 녹유綠釉> 특별전을 8월 4일(화)부터 11월 22일(일)까지 진행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륵사지 녹유 서까래기와를 비롯해 녹유 뼈 항아리, 녹유 잔과 잔 받침 등 총 177건 2,007점을 선보입니다.
전시는 네 가지 주제로 구성했습니다. 1부 ‘녹유, 미륵사를 물들이다’에서는 우리나라 첫 번째 녹유기와인 미륵사지 녹유서까래기와를 소개합니다. 2부 ‘녹유, 부처의 정토세계를 장엄하다’에서는 불교사원에서 확인되는 녹유문화재를 중심으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소개합니다.
3부 ‘녹유,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되다’에서는 녹유문화재가 출토된 유적을 통해 당시 녹유를 소비했던 사람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첫 번째 유약을 만들다’에서는 녹유의 성분과 제조, 시유, 번조 등 녹유문화재를 제작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그 옛날, 녹유는 반짝반짝 빛난다고 해서 ‘유리’라고도 불렀습니다. 비록 현재는 오랜 세월을 지나 닳고 낡아 예전의 청아한 빛을 잃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찬란히 빛났을 본래의 모습을 생각하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