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 년 만에 수원 부국원(富國園)으로 돌아온 괘종시계가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수원 ‘부국원’은 1923년 건립된 종묘·농기구 회사였던 ㈜부국원의 본사다. 해방전까지 호황을 누린 서울과 일본 나고야에 지점을, 일본 나가노현에는 출장소를 둔 대규모 회사였다.
한국전쟁 이후 수원법원·검찰 임시청사(1952~1956년), 수원교육청(1950년대 말~1963년), 공화당 경기도당 당사(1970년대) 등으로 활용됐다. 개인소유였던 건물이 개발로 인해 2015년 철거 위기에 놓이자 수원시가 매입해 복원을 진행했고, 2018년 11월 ‘근대문화공간 수원 구 부국원’으로 개관했다.
2017년 10월에는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698호로 지정됐다.
수원시는 8월 13일부터 11월 29일까지 ‘수원 구 부국원’에서 기증유물특별전 ‘회귀 回歸 : 제자리로 돌아오다’를 연다.
특별전에는 일제강점기에 부국원에 있던 벽걸이 괘종시계와 당시 부국원에서 사용했던 보험증권, 거래 농산물 검수서, 1942년 발행된 ‘부국원 월보’ 등 부국원의 과거를 보여주는 유물 2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 유물 대부분은 1930~1940년대 부국원에 근무했던 故 이모씨의 손자가 지난해 10월 수원시에 기증한 것이다. ‘부국원 월보’는 조성면 수원문화재단 지혜샘도서관장이 올해 기증했다.
전시는 ‘기증 과정 : 부국원으로의 회귀’와 ‘증언의 기록 : 부국원 기억의 파편들’, 일제강점기 부국원의 역사를 보여주는 ‘부국원의 흥망성쇠’를 주제로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부국원에서 사용했던 괘종시계(1938~1939년 추정)다. 일본 야마토(大和)사 제품으로 태엽 장치 시계다. 이밖에 ‘부국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가 발행한 보험증서, ‘거래 농산물 검수서’ 등 부국원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기증유물과 함께 부국원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설명·사진 등을 전시하고, 유물을 기증한 이씨가 부국원에서 할아버지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옛 부국원 이야기도 소개한다.
화~일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은 휴관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체크를 한 후 입장할 수 있다.
이상수 수원시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특별전에서는 당시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며 “지속해서 자료를 발굴해 부국원 연구를 활성화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