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최기수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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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최기수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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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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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수 사적분과위원장




사적은 절터, 성곽(城廓), 고분(古墳), 도요지(陶窯址)와 같은 중요한 역사적 현장을 대상으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 수원화성, 강진대구면도요지 등 대체로 넓은 면적에 걸쳐 지정되다보니 사적지로 지정되는 지역은 종종 사유재산의 피해를 볼까 걱정하는 인근 주민들과 지자체의 반대에 부닥치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최기수 사적분과위원장은 수년 간 사적분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특히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 문제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한다.



최위원장은 "어떤 경우에도 보존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이 국민들의 문화재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방안이자, 관광으로 연결되어 문화재 주변 주민들도 혜택을 입을 수 있는 타협점이라는 것이다.



최위원장은 취재 도중 문화재청이 다른 국가기관들에 비해 민원이 많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문화재청의 예산 확충을 꼽기도 했다. 예산이 모자르니 밀려드는 민원을 해결할 방안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을 보기위해 매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수원을 방문할 정도인데도, 정부의 문화재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문화재청 예산은 서울시청의 한 국(局)만도 못한 실정이다.



문화재 관리는 항상 원리원칙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는 최위원장. 최위원장에게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 그리고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에 대해 들어보았다.




- 문화재 쪽에 몸담으신지는 얼마나 되셨는지요.

문화재전문위원으로 2년, 문화재 위원으로는 5년 됐습니다. 총 7년 정도 되었습니다..



- 사적분과가 담당하던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올해부터는 각 분과별로 관리한다고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사적분과에서 현상변경을 다 주관했지만 올해부터는 각 전문 분과에서 현상변경에 관여하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사적분과가 다루는 것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천연기념물이나 근대문화재는 각 분과에서 합니다. 제 경험으로봐서는 사적분과가 했을때는 일관성이 있었는데 지금은 좀 일관성이 떨어지지않나 하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 각 과별로 현상변경에 대한 기준도 애매모호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현상변경이라는 것이 문화재 위원들의 안목, 경험이라든가 학구적인 것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재위원들의 경험, 전공분야에 따라 큰 차이가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어느 것이 답이다 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 주관이 많이 들어갈 수는 있습니다. 큰 틀은 똑같지만 마지막 결정에서는 좀 차이점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 최근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문화재청이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을 관광코스로 만든다고 하는데, 일부에서는 그것보다는 먼저 문화재 관계자들이 문화재들을 모두 점검하고 보존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하는 게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글쎄, 아직까지는 왕릉이 세계문화유산이 됐으니 그런 것을 많이 홍보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문화재청이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기구 개편이나 그런 것에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같이 이루어져야지, 당장 등재했다고 다 묶어놓고 보존만 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보존과 활용이라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문화재청이나 저처럼 문화재에 일반 국민보다 관심이 많은 사람은 보존이 우선이겠지만 활용적인 측면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 어떤 곳이 사적지로 지정예고 되면 재산상의 피해를 볼까봐 주민들이 반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이 균형을 이루어야하는데 보존 쪽으로 많이 치우치다보니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지….



보존은 절대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국민들이 공유하고 이용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더불어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합니다.



- 문화재청은 여러 국가기관 중에서도 민원이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까 얘기한 보존과 활용이 상충되면서 생기는 문제인데 이런 문제들은 어디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200조가 넘는 국가예산에 비해서 문화재청이 너무 적은 예산을 갖고 있는 것이 해결해야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 민원이 많은가하면 예산이 없는 겁니다. 그게 더 큰 문제고 그에 합당한 돈과 인원을 주면 민원이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봅니다."



- 문화재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서 관광 등 부가적인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데 문화재에 대한 투자개념이 약한 것 같습니다.



세계유산이 되어서 관광객이 얼마나 늘었는지 그런 통계가 전혀 안 나와 있습니다. 수원화성을 보기 위해 연 120만이 온다고 들었는데, 120만이 쓰고가는 돈 이런 것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면 국가에 부를 키우는 상당히 큰 것이 됩니다. 문화재청 예산이 너무 적습니다. 지금 문화재청이 서울시 한 국의 예산만도 못할 겁니다."





- 후손들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을 제대로 물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대의 기술이 예전의 기술을 못 쫓아간다고 하더라도 현대 기술로 복원하고 그것이 잘못됐다고 하면 또 다시 복원하는 그런 보존과 복원 속에서 문화재가 더 발전하지 않을까 합니다. 사지(死地)라고해서 잔디만 덮는 것 보다는 살아있는 문화재가 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문화재 전문위원부터 위원, 위원장을 하시기까지 보람된 일이나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문화재를 지킨다는 것은 항상 보람된 일이구요. 힘든 것은 현상변경하면서 재산을 가진 사람들의 애타는 심정, 그건 저희들도 다 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또 문화재를 보존하고 활용하시는 분들은 좀 더 문화재를 원리원칙에 의해서 보존해주셔야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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