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한가운데, 육지를 향한 그리움
상태바
바다 한가운데, 육지를 향한 그리움
  • 관리자
  • 승인 2009.07.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릉도 도동 항구 한 끝자락에서 북쪽 방향으로 간선도로가 중 가장 서쪽 길, 10여분 산길로 오르다보면 해도사라는 천태종 소속 사찰이 나온다. 바람 풍상에 온갖 어깃장을 지고 나는 파도조차 선으로 다스리고, 울릉군의 비경에 잔잔히 흐르는 독경소리가 어우러져 만사지심 보듬은 고민을 울렁거리는 파도소리로 씻겨내는 듯 고즈넉한 풍경이 약수터를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역사관 독도 기념관을 방문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방문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울릉군의 제 맛으로 다가선다.



발걸음 앞에 ‘쏴아’하고 밀려대는 파도소리, 그것인 법선의 계시처럼 발길을 붙드는데도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잠시 ‘해도사’를 들르게 된다. 우선 아치형의 불탑 위로 저 먼 바다의 모든 소란스러움을 바라보는 듯 자애한 안력과 법력이 느껴져 스스로 굽어지게 되니 그게 또 한 꺠우침이다. 일본의 독도 망언에 동해바다와 한반도 수호의 염원이 깃든 해수관음상이 우뚝 서 있는 해도사.



일찍이 유치환 시인이 그랬던가. 육지의 모든 고단함을 털기 위해, 번민의 시간 동안 멈추어진 것 같은 울릉도라고, 그리움도 삭아 없어진 동해 파도의 적벽가. 그래서 해도사의 스산함은 어딘지 모르게 낙락한 부토(腐土) 같고, 바람소리는 나그네의 노곤함의 평온 같다.앉아 쉬다보면 세상 끝이요. 앉아 쉬다보면 무릉도원이다. 햇볕이 사납지도 않고, 그 햇볕이 훑고 지나는 살갗이 따갑지 않으니, 모든 것이 걱정 같으면서도 걱정해서 무엇하리요, 하는 스님의 법송 같다. “마하바냐 바라밀타 -----." 스님의 독송소리가 동해바다 모든 용신을 잠재우고 어부들의 풍어와 안전을 갈망하는 듯 그렇게 들려오는 해도사 독경소리. 아, 안용복 장군의 독도지킴이와 더불어 21세기 또 다른 지킴이로서 세월 풍상과 함께 이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찰의 창건 역사는 우리 시대의 문화유산으로서 중요한 잣대이긴 하지만 이토록 가슴 절절한 사연을 품고 있는 울릉군의 또 다른 역사의 시작은 독도를 지켜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 앞에서 소리 없는 절규로 해도사의 염원처럼 바다를 향해 메아리치고 있다. 울릉도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말 그대로 작은 소요다. 면적 72.56㎢, 인구 1만 426명(2000) 화산섬이다. 북위 37°29′, 동경 130°54′에 위치하며 독도와는 92km 떨어져 있다. 오각형 형태의 섬으로 동서길이 10km, 남북길이 9.5km, 해안선 길이는 56.5km에 이른다. 512년(신라 지증왕 13) 신라의 이사부가 독립국인 우산국을 점령한 뒤 우릉도(羽陵島)·무릉도(武陵島) 등으로 불리다가 1915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고 강원도를 거쳐 경상북도에 편입되었다.



섬 전체가 신생대 제3기에서 제4기 초에 걸쳐 화산작용에 의해 형성된 종상화산(鐘狀火山)으로, 지질은 조면암·안산암·현무암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의 중앙부에는 최고봉인 성인봉(984m)이 있고, 그 북쪽 비탈면에는 칼데라화구가 무너져 내려 생긴 나리분지가 있다. 섬 전체가 하나의 화산체이므로 평지는 거의 없고 해안은 대부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식생은 향나무·후박나무·동백 나무을 비롯해 65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39종의 특산식물과 6종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또 흑비둘기 등 62종의 조류(텃새 24종, 철새 38종)가 서식하여 동식물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근해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조경 수역으로 오징어·꽁치·명태 등이 많이 잡히며, 특히 오징어는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유명하여 예부터 울릉도 오징어 호박엿이라 했을 정도다. 도둑·공해·뱀이 없고, 향나무·바람·미인·물·돌이 많다 하여 3무(無) 5다(多) 섬이라고도 한다. 울릉도의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해도사는 또 하나의 명소로 자손만대 그 유구한 역사를 계승하여 또 하나의 문화유산 역사를 지니게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