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지연)는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에 있는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사적: 함안 가야리 유적)’ 발굴조사에서 취사전용 건물지를 확인하였다.
발굴조사는 2018년부터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 확인된 건물지는 경사진 기반암을 길이 11m, 남아있는 너비 5m, 깊이 80cm 정도로 파내어 건물을 만들기 위한 부지를 조성한 후 그 내부에 길이 8m, 남은 너비 3.5m, 남은 높이 15cm의 내벽을 설치하여 취사 공간을 조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사결과, 건물지 내부는 황갈색 점질토를 1~2㎝ 두께로 다지고 불다짐하여 바닥을 조성하였으며, 내벽과 연접하여 동서 길이 5m가량 직선형으로 비교적 큰 규모의 취사시설을 두었다.
* 불다짐: 흙에 열을 가해 단단하게 만드는 것
동쪽에는 아궁이를 두었으며, 아궁이와 서쪽 배연부 사이에는 구들을 설치하였는데, 아궁이는 하단부만 남아있어 정확한 규모와 형태는 파악할 수 없는 상태다. 구들은 최대 길이 약 1m, 높이 약 50cm의 평평한 돌(판석, 板石)을 세우고 그 외부에 회색 점질토를 발라 연기가 외부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하였다. 구들 상부는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구조는 파악할 수 없으나 구들 내부에서 일부 판석재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측벽과 같은 방법으로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연부는 깬돌을 가로로 눕혀쌓기하여 만들었으며, 연기가 잘 빠질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만들어 높이차를 두었다.
* 배연부(排煙部): 연기가 배출되는 통로
* 측벽(側壁): 건축물 외부에 돌출되어 있는 벽
취사시설 부지 외곽에 일정한 간격으로 기둥구멍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취사 공간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외벽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배연부와 가까운 곳에서는 기반암을 원형으로 판 구덩이(집수정, 集水井)가 확인되었는데, 취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로 추정된다.
건물지 내부에서는 6세기에 볼 수 있는 원통모양그릇받침(통형기대, 筒形器臺)과 적갈색 계통의 취사용 토기류가 출토되었다. 특히, 원통모양그릇받침의 경우 물결무늬(파상문, 波狀紋) 장식, 원형 투창 등 가야토기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속성들이 관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아라가야 속성인 곡옥(둥근 옥) 또는 새 모양 투창이 확인되고, 소가야 속성인 점줄무늬(점렬문, 點列紋) 장식과 한 쌍의 사각모양(長方形, 장방형) 투창도 함께 확인된다. 이러한 특징은 아라가야와 다른 가야세력의 교류와 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투창(透窓): 토기에 뚫린 구멍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를 통해 6월 10일 오후 2시에 발굴조사 성과를 동영상으로 공개하여 국민과 언론의 궁금증에 실시간 댓글로 답변하는 온라인 발굴조사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