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匠人] 천년의 지붕을 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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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匠人] 천년의 지붕을 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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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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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평생의 고열 소성의 장인정신으로 태어나는 우리의 전통 상징, 기와는 보통 개와(蓋瓦)라고도 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중국 하(夏)나라 때부터 이미 존재한 것으로 보아 사용 연대는 훨씬 이전으로 추측된다.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진(秦),·한(漢)까지에 이르러 매우 발달하였다.

한국에서는 낙랑시대(樂浪時代)에 건물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그 시기에는 평기와[平瓦] 처마에 아직 와당(瓦當)이 발달되지 못하였던 시기다. 중국에서는 육조시대(六朝時代)를 거치면서 연화(蓮華)무늬의 원와당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삼국시대의 기와는 육조시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고구려는 전통성을 살려 소용돌이 꼴 무늬에 특색이 있는 다양성을 보였으나 백제에서는 간소한 연화무늬로 남조(南朝)의 영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구려·백제의 유적에서 평기와의 처마 끝에 지압(指壓)무늬[손끝으로 누른 무늬]가 발견된 것은 처마평기와[軒平瓦]가 와당으로서의 원초적 형태를 반영한 것이다.

기와의 재료에 따른 분류로는 찰흙을 반죽하여 구워 만든 토기와,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만든 시멘트기와, 금속판으로 가공 성형한 금속기와 등 종류도 여러 가지다. 토기와에는 무유와(無釉瓦)와 시유와(施釉瓦)가 있는데, 무유와 중에서 저온으로 구운 것을 적와(赤瓦)라 하고, 완전히 구워지기 전에 솔잎연기로 구운 것을 훈와(燻瓦)라고 하며, 빛은 흑회색이다. 시유와는 고온에서 완전히 구워지기 전에 식염을 뿌려 빨갛게 구운 것으로, 흡수율(吸水率)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 전통방식의 기와 가마


경남 고령에 위치한 K기와는 시장의 50% 넘는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전통기와 공장이다. 공장이라 하면 대량생산을 떠올리지만, K기와는 전통 기와 품목에서는 아직도 이전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열기가 풀풀 뿜어져 나오는 공장 내부에서는 직원들이 빠르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넓이가 보통 기와의 두 배가 넘는 기와는 97년 남대문 중수 때 사용하던 특대와이다. 보통 궁궐 지붕의 기와는 일일이 손으로 방망이 작업을 하고 장작으로 고열에 소성을 하였다. 전통적인 이런 방식으로 숭례문 복원용 기와를 만들어야 한다고 김은동 장인은 말한다.





▲ 특대와 수작업 암키와 와통






▲ 특대와 수키와 물레






▲ 97년도 숭례문에 올라간 기와


“숭례문은 저와 인연이 깊어요. 97년 제 손으로 만든 기와를 얹었다는 자부심이 강했는데, 어쩌다 그만 불이 나서...”라며 말끝을 흐리는 김은동 장인은 말 그대로 기와와 한 평생을 같이한 제와의 산증인이다. 어떻게 처음 기와를 만들게 되었는가, 하는 질문에 “아버지 때부터 굽던 기와인데 천직으로 알았다”라는 말로 장인의 고집스러움을 대신하였다.

전국 유명 사찰, 궁궐, 문화재에는 김은동 장인이 만들어낸 기와로 그 지붕을 덮었다. 김은동 장인이 만든 기와는 그 어떤 기와보다도 철저한 품질관리로 문화재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제와에도 역사와 의식이 중요하다.” 기와 한 장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기와 한 장이 잘못되면 모든 기와가 제 역할을 못해요. 암수가 잘 맞물려야 비를 막아내듯이 한 장으로 모든 목조건물이 훼손이 됩니다. 평생을 가야 하는 기와를 만들어야지요.” 숭례문 복원에 사용될 기와에 대한 물음에는 비장함마저 담겨 있다.





▲ 기와 무늬를 넣기 위한 방망이


경남 고령은 예로부터 토질이 다른 지역에 비해 우수한 지역이다. 군데군데 기와공장이 흔했다. 김은동 장인의 선친은 고령에 터를 잡고, 기와를 구웠다. 생산된 기와를 달구지에 싣고서 인근 대구나 경주로 납품을 다녔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그런 선친의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와를 접할 수밖에 없었던 김은동 장인은 “내가 얹은 지붕이 천년을 간다”라는 각오로 연구를 거듭해 오늘에 고령기와를 만들어냈다. 순수 점토를 원재료로 고온 소성한 제품으로 고밀도의 재질 당연히 단열성능은 우수하다. 충분히 자화(磁化)되어 있는 안정된 조직으로 방음성능 또한 탁월하다, 낙하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 내화성 강조, 방수 등 밤잠을 설쳐가며 연구를 거듭하였다.





▲ 김은동 제와 장인


“아직도 경영자라는 말보다는 기능인이요, 장인이라는 말이 더 어울려요”라는 김은동 장인은 우리나라 문화재의 지붕을 덮는 일은 운명과도 같은 자신의 과업이라고 말한다. 이제 아들까지 기와로 인연을 맺게 하였으니, 선친부터 이어져온 전통을 지키는 노력은 3대를 이었다. 또한 기와의 전통을 후대에까지 이어가기 위해 기와전시관을 준비 중이라 한다.

태극무늬 선명한 기와 한 장 속에 담긴 김은동 장인의 숨결은 오늘보다 더 전통에 빛나는 표상이 되어 미래의 문화재를 위한 노력으로 계승될 현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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