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정성조)는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덕수궁 흥덕전 권역에 대한 복원공사를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정부는 2011년 미국과의 토지 교환으로 선원전·흥덕전·흥복전 권역을 확보했는데, 이중에서도 1900년경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흥덕전 권역은 고종이 승하한 1919년 겨울 가장 먼저 훼철되어 창덕궁 행각 공사에 쓰이기도 하였다. 다른 2개소의 권역과 함께 짧은 기간 존재하였지만 대한제국기의 마지막 왕실의 제례 의식이 이루어졌던 상징적인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곳이다.
흥덕전은 당초 덕수궁 동쪽에 있던 선원전의 화재로 소실된 어진을 복원하기 위해 각 지역의 어진을 이안하고 모사하는 이안청의 역할을 수행하였고, 1904년 효정왕후(헌종 계비)와 순명효황후(순종비), 그리고 1911년 순헌황귀비(고종 후궁, 영친왕 친모)의 승하 때는 빈전으로 사용되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와 각종 사진과 문헌기록 등을 토대로 흥덕전과 전각 앞의 복도각, 이를 둘러싼 행각과 삼문, 별도의 담장으로 구획된 어재실 등 각종 건물의 배치 특성과 형태를 파악하였으며, 특히 당시 사진에서 보이는 흥덕전 앞 오른쪽 나무가 지금도 남아있는 회화나무인 것도 확인하였다.
이번 흥덕전 권역 복원은 이러한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설계가 이루어졌으며, 올해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의 심의가 완료됨에 따라 내달 복원공사를 마침내 시작하게 되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2027년까지 흥덕전 권역의 복원을 마치면 대한제국기 왕실 제례의식을 재현하고, 국장과 관련한 전시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 역사성을 국내외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 이며 2039년까지 선원전과 흥복전 권역에 대한 고증과 복원정비를 마쳐 대한제국기 정치외교의 주무대였던 덕수궁 궁역을 회복하고, 전통과 근대의 모습이 공존하는 덕수궁의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더욱 높일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