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의 화가 김진여의 작품 「권상하 초상」 보물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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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의 화가 김진여의 작품 「권상하 초상」 보물 되다
  • 조은희
  • 승인 2024.08.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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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전적 및 불상, 신라 말~고려초 불상도 각각 보물 지정

국가유산청이 조선 숙종의 어진(임금의 초상) 제작에 참여한 평양 출신 화가 김진여(1675~1760)권상하 초상비롯해 「유설경학대장」등 총 4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하였다.

 

권상하 초상(출처=국가유산청)
권상하 초상(출처=국가유산청)

 

의림지 역사박물관 소장 「권상하 초상」은 송시열(1607~1689) 학문의 정통 계승자로 평가되는 권상하(1641~1721) 초상화로, 제천의 황강영당에 300년 넘게 봉안되어 온 내력이 분명한 작품이다. 화면 상단에는 한수옹(권상하) 79세 진영(寒水翁七十九歲眞)”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를 통해 초상화의 주인공이 권상하이며 그가 79세 때의 모습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화면 오른쪽 중간에는 기해사월일 화사김진여모(己亥四月日 畵師金振汝摹)”라고 쓰여 있어 숙종의 어진을 그리는 화사로 참여했던 화원 김진여가 1719(숙종 45)에 제작했음이 명확히 확인된다.

 

김진여는 「권상하 초상」에서 전통적인 초상화법과는 달리, 부드러운 필선과 선염(渲染)에 의존하는 화법으로, 안면의 볼록한 부분을 밝게 처리하여 인물의 입체감을 강조하고 사실성을 배가시켰다. 이러한 묘사를 통해 권상하의 강직한 성품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유설경학대장(출처=국가유산청)
유설경학대장(출처=국가유산청)

 

같이 보물로 지정된 성균관대학교 존경각 소장 「유설경학대장은 경학의 내용을 종목별로 기록한 유학서로, 과거시험에 출제될 148항목의 내용을 요점 정리한 책이다.

 

존경각 소장본의 가장 큰 특징은 조선 초기의 금속활자인 경자자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의 소자로 인출된 판본이라는 점이다. 경자자는 1420(세종 2) 주자소에서 동으로 만들어진 활자로, 조선 초기의 인쇄사 및 서지학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이다. 특히, 경자자 중에서도 소자로 본문 전체를 인쇄하고, 서문과 목차 등을 완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는 이 판본이 유일할 만큼 희귀본이다.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출처=국가유산청)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출처=국가유산청)

 

또 다른 보물로 지정된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 수조각승 무염을 비롯해 정현, 해심 등의 조각승들이 1654(조선 효종 5) 완성해 불갑사 명부전에 봉안한 것이다. 발원문을 통해 지장보살, 무독귀왕, 도명존자, 시왕상 등 모두 27구의 존상이 제작되었음이 확인되는데, 제작 당시의 완전한 형태 그대로 전하여 조선 후기 불교 신앙과 조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또한, 무염 및 그의 유파 형성과 전승을 파악하고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한편, 일부 존상 안에서 발견된 전적 등은 이미 20064월에 보물로 지정었으나, 존상 속 복장유물은 존상과 함께 일괄 보존·관리될 때 더욱 의미를 지니기에 이번에 존상과 함께 보물로 지정됐다.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출처=국가유산청)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출처=국가유산청)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도 보물로 지정됐다. 둥글고 양감 있는 얼굴, 사실적인 인체 비례, 추켜세운 오른손 검지를 왼손으로 감싸 쥔 지권인의 양식 등 신라 9세기대의 양식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되며, 귀 등 일부 세부표현에서 고려 초기적 요소도 관찰된다. 특히, 얼굴 표정에 종교적 숭고미가 잘 표현되어 있는 등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

 

이 불상은 금동불에서 철불로 전환되는 시점에 제작된 비교적 이른 시기의 철불상으로 판단되므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통상, 철불은 분할주조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주조흔적이 발생하는데, 이 불상은 이러한 주조흔적을 최소한으로 나타내고자 수직으로 내려오는 옷깃을 따라 틀을 이어 붙이는 등 여러 측면에서 기술적인 고려가 세심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마무리의 완성도 또한 높다.

 

비록, 역사적 고난을 겪어 오는 과정에서 무릎 부분이 결손 되었으나, 무릎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큰 결함이나 결손 없이 온전히 남아있고, 현존 부분만으로도 신라 말 고려 초의 조형성과 예술성을 갖춘 우수한 불상으로 판단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권상하 초상」 등 4건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행정의 자세로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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