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9월 금동관과 금동관묘, 금동신발과 금귀걸이, 구슬팔찌 등 화려한 장신구 일체가 피장자가 착장한 상태 그대로 확인되어 큰 화제가 되었던 경주 황남동 120-2호분에서 피장자와 순장자에 해당하는 두 사람의 치아들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국가유산청은 9월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일요일 및 우천시 제외) 한 달 동안 매일 4회(오전 10시, 11시, 오후 2시, 3시)에 걸쳐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함께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의 추가 성과를 알리기 위해 전문연구자의 현장설명을 들을 수 있는 발굴현장을 공개하고, 26일 오전 9시 30분에는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출토 유물에 대한 정밀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중간성과 보고회를 개최한다.
이번에 황남동 120-2호분에서 새롭게 존재가 확인된 치아들 중 피장자의 치아 2점은 금동관의 관테 중앙부와 아랫부분에서 출토되었다. 조사 결과 아랫니의 제1대구치와 제2대구치로 확인되었으며, 피장자의 연령은 12~15세의 젊은 나이로 파악되었다.
나머지 한 명의 치아들은 금동신발의 아랫부분, 즉 금동신발과 나무곽 아랫판 사이에서 한 조의 구슬목걸이·곡옥과 함께 둥글게 돌아가는 치아열 상태로 출토되었는데, 피장자의 발밑 반대방향으로 안치된 출토 위치상 순장자로 파악된다.
아랫니와 윗니가 모두 출토되었는데, 특이한 점은 영구치가 이제 겨우 치관이 형성되고 있는 3세(전후)의 아이로 판정된 것이다. 즉 120-2호분에는 12~15세의 젊은 여성이 묻혔고, 그 발치 아래에 아이가 순장된 것으로 추측된다.
신라를 비롯한 고대사회에서는 왕족·귀족의 무덤에 순장이 일반화되어 있었으며,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의하면 신라는 지증왕 3년(502) 왕이 순장을 금지할 때까지 왕을 포함한 왕족과 귀족의 장례에 순장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황남대총 남·북분에 각 10여명, 천마총에 5명, 쪽샘 44호분에 5명 이상 등 중대형 고분뿐만 아니라, 황남동 95-6번지 1호분에 1명 등 소형분에 해당되는 무덤에도 순장이 행해진 사실이 이미 밝혀져 있다. 특히 이번 120-2호분에 순장된 어린아이는 이제 막 주인의 비녀(婢女, 여종)가 되기 시작한 신분으로 추정되며, 지증왕이 순장을 금지 시킬 무렵의 마지막 순장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 120-2호분의 장제는 최근 조사가 완료된 쪽샘 44호분과 함께 신라사회 순장자의 성격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참고로, 경주 대릉원 일원(사적) 내에 위치한 황남동 120호분은 일제강점기에 번호가 부여되었으나 민가 조성 등으로 훼손되면서 고분의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가 이후 국가유산청과 경주시가 2018년 5월부터 120호분의 잔존 유무와 범위 등을 파악하여 앞으로 진행할 유적 정비사업에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시작했으며, 2019년 120호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20호분의 북쪽에 위치한 120-1호분과 120호분의 남쪽에 위치한 120-2호분을 추가로 확인한 무덤이다.
발굴현장은 9월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누구나 현장 접수를 통해 참가할 수 있으며, 전문연구자의 설명을 들으며 황남동 120호분과 각종 출토유물들을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어 신라 고분을 한층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가유산청의 관계자는 “26일 개최되는 중간성과 보고회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확인한 120-2호분의 치아 분석, 봉토와 석재의 산지 추정, 목재 수종분석, 장신구의 기종별 특징, 유리유물과 토기유물에 대한 분석 결과, 금동관·금동신발의 보존처리 경과에 이르기까지 황남동 120호분 출토 유물과 각종 현장자료에 대해 진행 중인 자연과학적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