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N 뉴스 - 한센인의 아픔 치유한 소록도성당 등록문화재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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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N 뉴스 - 한센인의 아픔 치유한 소록도성당 등록문화재 지정
  • 관리자
  • 승인 2016.08.0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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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슴을 닮아 붙여졌다는 소록도.
아름다운 이름과 달리 이곳은 한센인들에게는 애환이 서려있는 곳입니다.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던 ‘소록도성당’과 ‘마리안느와 마가렛 사택’이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은 올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INT: 조현중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장)
(이번에 등록된 성당과 그들을 돌보던 외국인 간호사분들의 사택은 예전에 등록된 건축물들이 소록도 아픔을 증언하는 그런 유산들이었다고 한다면 이번에 추진되는 것은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달래주던 그런 건축물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센인들에게 소록도 성당은 단순한 종교시설 그 이상이었습니다.
하늘아래 의지 할 곳 없던 한센인들에게 성당은 삶의 이유였습니다.

소록도 성당의 벽돌 한 장 한 장은 한센인들이 불편한 몸으로 직접 만들고 쌓았습니다.

INT:김연준 (소록도성당 주임신부)
(한센인들에게 소록도에서 종교라는 것은 바로 삶의 이유기 때문에 삶의 의미인 것이라는 유일한 이유이기 때문에 종교가 필요했어요. 성당이 필요했어요. 예배당도 필요하고... 돈이 없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내 손으로 모래를 나른 거죠 그러니까 그분들이 병든 몸이죠 손가락, 발가락이 성치 못한 사람들이 살아야겠다는...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위해서 모래를 나르고 벽돌을 찍어서 자기들이 성당을 지은 거에요)


성당이 삶을 의지하던 공간이었다면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는 한센인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1960년대 20대에 소록도 병원에 자원 부임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

문둥병자라면 가족도 접촉을 기피하던 시절에 장갑도 끼지 않은
맨손으로 환자들의 피고름을 짜내며 헌신과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반평생을 한센인을 위해 살던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
고령이 되자 ‘ 이제 늙어 봉사를 할 수 없어 짐만 된다’는 편지 한 장 남기고 2005년 고국으로 떠났습니다.

신체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도 아픔을 못느끼는 한센인들도 이들이 떠난 후에는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들이 살았던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사택도 이번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이들이 살던 집에는 옷장과 책상 그리고 작은 십자가가 전부였습니다.


INT: 김연준 (소록도성당 주임신부)
(한 장소에서 간호사로서 보수도 받지 않고 20대 중반 25, 26에 왔으니까 그때 와서 70이 넘어서까지 한 공간에서 모든 것을 헌신한 삶의 공간이죠. 자원봉사자들의 성지죠 사실은... 진짜 희생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현장이죠)

한편 문화재청은 한센인들이 사용했던 생활 유품도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INT: 조현중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장)
(소록도를 증언하는 유산들이 지금까지 주로 건축물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한센인들이 생활 속에서 의복에 단추를 달거나 할 때 일반인들과 다른 신체적인 특성이 있으므로 그런 것을 극복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고안해낸 의미가 있는 유품들이 여러 점 전승돼오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을 살려서 이번에 14점 (문화재) 등록하는 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저주의 땅이었던 소록도.
하지만 아픔의 역사마저 사랑으로 껴안은 이들이 있었기에 소록도의 오늘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pn뉴스 정승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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