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그림은 장식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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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그림은 장식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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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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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신문화연구원.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은 한국문화의 정수를 깊이 연구하여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미래 한국의 좌표와 기본원리를 탐구하기 위하여 박정희 대통령의 명에 의해 1978년 6월 30일 설립되었다.

한국 문화를 연구하여 새로운 창조의 기반으로 삼아 주체적 역사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함으로써, 민족중흥을 위한 국민정신을 드높이고 민족문화창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정신문화연구원은 이사장에 전 국무총리 이현재씨가 있으며, 문화관광부, 교육인적자원부, 기획예산처의 차관들이 이사로 있는 정부의 최고 한국학 연구 기관이다.

정신문화연구원의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강당이다. 많은 한국학 관련 학자들이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있다.
강당의 내부와 외부에는 민족기록화들이 걸려 있다.

민족기록화는 국가지원사업으로,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강조된 민족정기의 회복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이룩된 것이었다. 여기에 쿠테타 정권의 정통성 부여를 위한 방편으로서의 전시적 효과를 노린 일면도 또한 있었다.

그럼에도 민족기록화들은 우리의 우수한 민족성을 강조하는 역사교육의 좋은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정신문화연구원의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은 없어 보인다.

고구려벽화제작도는 1970년대 고구려연구가 북한정부에 이롭게 한다는 이유로 탄압받던 시기에 서울대학교의 이종상교수가 그린 그림이다. 이교수는 고구려의 ‘고’자만 들어가도 중정에서 조사가 나왔었으며, 가택수사까지 당했다고 한다.
그림은 일반 동양화와는 다르게, 고구려 벽화의 채색 방법을 인용하여 그린 작품이다. 그림에는 작가가 누구인지, 무엇을 그린 것인지에 대한 설명문을 찾아볼 수 없다.

김서봉 선생의 작품이다. 그림은 우리 독립군의 저항의식을 보여준다. 그러나 청산리전투인지, 봉오동전투인지 아니면 다른 전투인지, 심지어 일본군과 싸운 전투인지 까지 보는 이로 하여금 고민하게 한다. 그림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전혀 알 수가 없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이다. 하남호선생의 서예작품을 비롯하여 유명한 작가들의 예술작품이지만 안내글은 보이지 않는다. 단지 권창륜 선생의 난랑비서문 작품만이 안내글이 있을 뿐이다.

예술작품에 대하여, 한국 민화연구회 회장인 오정란씨는 “예술작품은 조명, 설명, 거리 등이 필요하다. 작품의 성격에 맞추어서 조명을 해야 되며, 작품은 눈 높이정도가 좋고, 거리도 작품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거리가 확보되어야 하며, 작품에 대한 설명이 꼭 있어야 한다.” 며, 예술작품의 전시 기본 조건을 설명하였다.

하지만, 정신문화연구원의 민족기록화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조명이 없기 때문에 너무 어두워서 어떤 그림인지도 자세히 볼 수 없다.
특히 김서봉 선생의 독립군전투 그림과 작자미상으로 설명되어 있는 8.15해방 그림은 유화로써, 그림이 오래되면서 많이 갈라지고 떨어지는 상태까지 와있었다. 이종상 선생의 그림역시 색이 변색된 상태이다.

이에 대하여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담당자는 “작품에 대한 목록은 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바쁘고 시간이 부족해서 정리를 못할 뿐이다.”는 궁색한 변명이었다.
또한, 예술작품은 전문학예사가 관리해야 하지만, 비전문가인 경리과의 직원이 정신문화연구원의 모든 전시물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서울대학교 이종상 교수는 “내 작품이 그렇게 전시도 아니고 방치된 상태인 것에 너무 화가난다. 고구려 연구가 어렵던 시기에 그린 작품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서, 우리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해야 할 작품들인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나. 정신문화연구원은 정신차려야 한다.” 며, 정신문화연구원의 예술품 방치에 울분을 토하였다.

한국학의 최고 학술기관인 정신문화연구원은 우리의 위대한 역사를 방치하고 있다.
민족기록화를 예술품으로써 인정하고, 찬란한 역사를 더욱 잘 가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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