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과거청산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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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과거청산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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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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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와 산 자의 소통은/뼈와 뼈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봉분도 없는 저 캄캄한 구덩이 속의/부모와 형제와 자매들/그분들의 희디흰 뼈가 아프니/살아남은 자들의 뼈도/일생동안 쑤시고 아플 수밖에요

5일 오후 2시 여의도 문화공원,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전국피해자 추모행사와 합동위령제’에서 매섭게 들이치는 찬바람과 집회장을 가득채운 향내를 뚫고 이원규 시인의 ‘뼈와 뼈는 서로 통한다’가 낭송됐다.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준비위)에서 마련한 이번 집회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및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가족 등 11개 피해자 단체에서 3백여 명 이상이 모여 과거청산을 바라는 한마당을 벌였다.

추모식전 공연에서 가수 안치환은 “노래로 마음을 대신하겠다”며 ‘마른 잎 다시 살아나’, ‘광야에서’ 를 불러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했다.

공원 내는 참가자들의 절박한 마음과 혼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로 열기를 더해갔다.

이 날 사회를 본 영화배우 명계남은 “대우 받아야 할 사람들이 공원 내 찬 바닥에 앉아 울고 있다”며 “정작 홀대받아야 할 사람들이 대우 받는 실정이 슬프다”라며 집회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은 추도사를 통해 “이념보다 인간이 소중하다”며 “자기 나라 국민의 억울함에 귀 기울이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임에도 보수언론과 수구세력으로 과거사청산이 방해에 부딪쳤다”고 말했다.

이후 각 사건별 유가족들의 추모 글이 낭독되면서 격앙된 감정에 못 이겨 오열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오종렬 준비위 상임대표는 “희생자의 혼을 달래는 것은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밝게 하는 우리의 의무”라며 추모합동위령제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준비위는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 ‘군사상자유가족연대’, ‘군의문사진상규명과 군폭력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삼청교육대인권운동연합’, ‘KAL858진상규명시민대책위원회’, ‘의문사진상규명위한유가족대책위원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화운동상이자연합’, ‘천주교인권위인혁당대책위원회’,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 전국유족협의회’ 11개 단체로 구성됐으며, 이달 9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며 진행된 이번 추모행사와 합동위령제가 이달 정기국회에서 예정된 과거청산 법안 심의를 앞둔 국회의원들에게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데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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