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N 뉴스 - 조선의 천문시계「혼개통헌의」보물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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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N 뉴스 - 조선의 천문시계「혼개통헌의」보물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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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3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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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도입부, 김정희 인장 포함)>▲(사진=문화재청)

- 조선 후기 이인문의 역작「강산무진도」등 6건도 함께 보물 지정 예고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8세기 조선에서 제작된 천체 관측 기구인 ‘혼개통헌의’를 비롯하여, 문화재 7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하였다.

<혼대통헌의>▲(사진=문화재청)
「혼개통헌의」는 해시계와 별시계를 하나의 원판형 의기에 통합해 표현한 천문 관측 도구로,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제작 사례이다.
중국을 통해 전래된 서양의 천문시계인 아스트롤라베를 실학자 유금이 조선식으로 해석해 정조 11년인 1787년에 만든 과학 기구로서, 이 유물은 1930년대 일본인 토기야가 대구에서 구입해 일본으로 반출했으나, 2007년 고(故) 전상운 교수의 노력으로 국내에 환수된 문화재다.

모체판 앞뒷면에 걸쳐 ‘건륭 정미년에 약암 윤선생을 위해 만들다’라는 명문과 더불어 ‘유씨금’이라는 인장이 새겨져 있어 유금이 약암이라는 호를 쓴 윤선생을 위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윤선생의 실명은 알 수 없다.

이러한 ‘혼개통헌의’는 서양의 관측기기인 아스트롤라베를 받아들여 동아시아에서 제작된 유일무이한 천문 도구이자 서양 천문학과 기하학을 이해하고 소화한 조선 지식인들의 창의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실례다.
또한, 제작 원리와 정밀도에 있어서도 18세기 조선의 수학과 천문학 수준을 알려주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과학 문화재로서 그 가치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어 보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사진=문화재청)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李寅文 筆 江山無盡)」는 18세기 후반~19세기 초 궁중화원으로 이름을 떨친 이인문(李寅文, 1745~1821)이 그린 것으로 총 길이 8.5m에 달하는 긴 두루마리 형식이다.

이 그림은 이인문의 그림 중 처음 보물 지정이 예고된 작품으로, 조선 말기 학자 추사 김정희가 소장했던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유행한 전통적 화제인 ‘강산무진’을 주제로 끝없이 이어지는 대자연의 경관을 형상화하였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는 한국회화사에서 보기 드문 장권의 산수화로서 전문 직업 화가로서 그의 높은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광활한 산수 표현과 정교하고 뛰어난 세부 묘사가 일관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조선 시대 회화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신편유취대동시림 권9-11, 31-39>▲(사진=문화재청)
「신편유취대동시림 권9~11, 31~39」는 총 70권 중 권9~11 및 권31~30에 해당하는 책으로, 중종 37년인 1542년 경에 쓰인 금속활자인 ‘병자자’로 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판본이다.
이 판본은 『동문선』에 수록된 시의 원문과 비교할 때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16세기 우리나라 시문집 간행의 과정을 살펴보는데 중요한 서책으로 판단된다.

「신편유취대동시림」은 조선 중종 연간의 문신인 유희령이 고대로부터 당시까지의 우리나라 문인들의 시를 모은 70권의 시선집이다.
기존에 간행된 시문집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기적으로는 고대로부터 당대까지 왕실, 여성, 승려, 귀화인 등의 작품을 망라하였다.

현재까지 동일 판본이 확인되지 않은 유일본이자 1516년에 중국 명나라 때 간행된『자치통감』을 바탕으로 하여 주자도감에서 새로 주조한 ‘병자자’로 인출한 서책이라는 점, 조선 전기 금속활자의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자료이다.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사진=문화재청)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은 고려 말~조선 초에 유행한 두건을 쓴 지장보살좌상이다. 온화한 표정과 불룩한 입술, 양쪽에서 드리워져서 여의두 형태로 마무리 진 띠 장식, 둥근 보주를 든 모습, 그리고 치마를 묶은 띠 매듭 등은 고려 말기 조각 양식을 충실하게 반영하였다.
여의두는 ‘모든 것이 뜻과 같다’ 라는 의미로 승려가 독경하거나 설법할 때 사용하는 도구로, ‘마음 심(心)’자 모양을 표현한 고사리 모양의 문양 장식이다.

이 지장보살좌상은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비례와 띠로 묶어 주름잡은 섬세한 두건의 표현 등이 조형적으로 우수할 뿐만 아니라, 보주를 든 두건 지장의 정확한 도상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여말 선초의 지장 신앙과 지장도상 연구에 귀중한 사례다.

대좌의 경우 보살상과 함께 조성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상‧중‧하대를 완전하게 갖추고 있고 가늘고 긴 형태, 여의두문이 새겨진 안상 등에서 고려시대의 특징이 뚜렷하므로 함께 보물로 지정하여 보존․관리할 가치가 있다.

<완주 갈동 출토 동검동과 거푸집 일괄>▲(사진=문화재청)
「완주 갈동 출토 동검동과 거푸집」은 갈동 1호 토광묘에서 출토된 거푸집 2점으로, 한 점은 한쪽 면에만 세형동검의 거푸집을 새겼고, 다른 한 점은 동검과 동과가 각각 양면에 새겨져 있다.
초기 철기 시대 호남 지역의 청동기 제작 문화를 알려주는 유물로서, 고분의 편년과 거푸집에 새겨진 세형동검의 형식 등으로 볼 때, 기원전 2세기경에 실제로 사용된 후 무덤에 매장된 청동기 제작용 거푸집이다.

이 석제 거푸집은 실제로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으며, 같이 나온 유물들로 보아 출토 정황이 명확하여 매우 드문 고대 청동기 생산 관련 유물로서 매우 귀중한 문화재다.
거푸집의 상태, 새겨진 세형동검과 동과의 형태 등이 매우 자세하고 조각 솜씨가 탁월하다는 점에서도 주목되는 작품이다.

‘완주 갈동 출토 동검동과 거푸집’은 출토 지점과 출토 정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례이며,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여 당시 사회의 청동기 주조기술을 보여주는 데도 탁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완주 갈동 출토 정문경 일괄(5호 토광묘 출토)>▲(사진=문화재청)
「완주 갈동 출토 정문경 일괄」은 초기 철기 시대인 기원전 2세기경에 사용된 2점의 청동제 거울로서, 정식 발굴조사에 의해 출토된 보기 드문 사례다.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 반교리에 자리한 갈동 5호와 7호 토광묘에서 각각 한 점씩 출토되었다.
정문경은 ‘다뉴세문경’ 또는 ‘잔무늬 청동거울’의 고고학적 용어로, 매우 세밀한 기하학적 문양을 새긴 청동거울을 말한다.

완주 갈동 출토 정문경 2점은 출토지점과 출토정황이 명확할 뿐 아니라 완형에 가깝고 뒷면에 새겨진 문양도 매우 세밀하고 아름다워 우리나라 초기 철기 시대 청동기 주조기술을 이해하는데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으므로, 보물로 지정해 보존‧관리할 필요가 있다.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내호)>▲(사진=문화재청)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 일괄」은 통일신라 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대호와 소호 총 2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호와 소호는 제작 당시 외호와 내호의 용도를 염두에 두고 제작했는지 불분명하나 유사한 형태와 문양, 제작기법을 보여주고 있어 같은 공방과 장인에 의해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뼈항아리 계열의 통일신라 연유도기 항아리 중 가장 크고 문양소재가 화려하며, 통일신라 시대 연유도기의 제작과정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비록 일부 파손으로 인해 후대에 보수를 거쳤으나 동시기 도기와 비교할 때 조형적‧기술적 측면에서 독보적이며, 예술적 가치와 희소성 측면에서도 8세기 통일신라 도기를 대표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므로 보물로 지정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혼개통헌의」 등 총 7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재팀 이은선
eun@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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