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실경산수화 명작 2점, 일본에서 고국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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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실경산수화 명작 2점, 일본에서 고국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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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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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도(좌)><총석정도(우)>▲(사진=국립중앙박물관)


재일교포 故 윤익성, <경포대도>, <총석정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강원도 명승지를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 16세기 감상용 실경산수화의 유일한 현존작
기부금 출연으로 문화재를 기증한 첫 사례...새로운 방식의 기증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8일, 재일교포 故 윤익성(尹翼成, 1922-1996)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의 유족으로부터 조선 16세기 중반 제작 <경포대도鏡浦臺圖>와 <총석정도叢石亭圖> 2점을 기증받았다.

이번에 기증된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는 현재 전하는 강원도 명승지를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 특히 16세기 감상용 실경산수화 제작 양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현존작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두 작품은 16세기 중엽 관동關東지방의 빼어난 풍경을 유람하고 난 후 감상을 그린 것이다. 그림은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세세한 묘사까지 매우 흥미로우며 전체적인 표현 방법에서 16세기 화풍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장의 특징에 맞게 화면 구성과 경관 표현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킨 것을 볼 수 있다.

실경산수화의 전통이 정선鄭敾(1676-1759) 이전부터 확립되어 있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작품을 실견한 원로 미술사학자 안휘준 교수(전 문화재위원장)는“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16세기의 대표적인 실경산수화로, 이러한 작품은 한번 보는 인연도 맺기 힘든 그림”이라 하였다.

<총석정도>는 그림 상부에 발문跋文이 있어 이 작품이 제작된 내력을 알 수 있다. 그림의 발문에는 덕원德遠 홍연洪淵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아직 신원을 밝히지 못한 상산일로商山逸老(아호雅號)가 쓴 글에 따르면, 1557년 봄에 홍연洪淵과 함께 금강산(풍악산)과 관동 지역을 유람하고 유산록遊山錄을 작성하였으며 시간이 흐른 뒤 그중 몇몇 명승지를 그려 병풍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관동팔경 중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총석정은 북한지역인 강원도 통천에 위치한 명소로, 이 그림을 보면 총석정을 가지 않고도 실경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작품이다. <경포대도>는 아래쪽에 위치한‘죽도竹島’,‘강문교江門橋’로 시작하여 경포호를 넘어 위쪽에 위치한 경포대와 오대산 일대를 올려보는 구도이다.

<기증자 후손 오승룡 이사(좌)><국립중앙박물관 관장 배기동(우)>▲(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번 기증은 고 윤익성 회장 유족의 기부금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고 윤익성 회장의 유족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를 환수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할 것을 조건으로 (사)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신성수)에 기부금을 출연하였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교토京都에 전해지던 위 두 작품을 조사하고 외부 자문위원의 검토를 받아 기증 대상품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사)국립중앙박물관회는 구입과 운송 업무를 담당하여 기증품이 국내로 돌아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될 수 있도록 협조하였다. 기부금으로 박물관이 필요한 작품을 구입하여 기증하는 방식은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새로운 방식으로 성사된 기증이라는 점에 의미가 남다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앞으로 “다각적인 기증 방식 등 수집 정책의 다변화를 통해 박물관 콜렉션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박물관 본연의 역할인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 말했다.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는 오는 22일 언론에 처음 공개되며 23일부터 9월 22일까지《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조선시대 실경산수화》특별전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아울러 특별전과 연계하여 「조선 전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관동명승도」란 주제로 특별강연이 오는 31일(수) 14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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