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빚기 문화’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습니다. 이번 지정 예고의 대상은 막걸리를 빚는 작업은 물론이고, 다양한 생업과 의례, 경조사 활동 등에서 나누는 전통 생활관습까지를 포괄한 것입니다. 막걸리의 ‘막’은 ‘마구’와 ‘빨리’, ‘걸리’는 ‘거르다’라는 뜻으로 ‘거칠고 빨리 걸러진 술’을 말하며, 명칭이 순우리말일 뿐만 아니라 이름 자체에서도 술을 만드는 방식과 그 특징이 드러나 있습니다.
막걸리는 삼국 시대 이전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 시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등 막걸리로 추측되는 ‘백주(白酒)’ 등의 용어가 확인됩니다. 조선 시대 『춘향전』, 『광재물보』에서는 ‘목걸리’, ‘막걸니’ 등 한글로 표기된 막걸리를 찾아볼 수 있으며, 『규합총서』, 『음식디미방』을 비롯한 각종 조리서에서도 막걸리 만드는 방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막걸리는 물과 쌀, 누룩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제조 과정이 간단한 만큼 그 값이 저렴하여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예로부터 마을 공동체의 생업·의례·경조사에서 빠지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도 막걸리는 신주(神酒)로서 건축물의 준공식, 자동차 고사, 개업식 등 여러 행사에 제물로 올릴 정도로 관련 문화가 지속해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막걸리 빚기 문화’는 ▲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 삼국 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막걸리 제조방법과 관련된 기록이 확인되는 점, ▲ 식품영양학, 민속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 ▲ 농요·속담·문학작품 등 막걸리 관련 문화를 통해 한국문화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 ▲ 전국에 분포한 양조장을 중심으로 막걸리의 지역별 특색이 뚜렷한 점, ▲ 현재에도 생산 주체, 연구 기관, 일반 가정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하여 막걸리를 빚는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다만, 막걸리 빚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문화재청은 4월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30일간 ‘막걸리 빚기 문화’를 지정 예고하고,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의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