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락원(城樂園)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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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락원(城樂園)이 문제다
  • 이경일
  • 승인 2020.01.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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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락원은 철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응의 별장으로 알려졌다. 또한 의친왕 이강이 35년간 (1877- 1955)별궁으로 사용했던 장소로, 자연 지형으로 이루어진 쌍류동천과 용두기산으로 널리 알려진 정원이다. 그러나 청종 때 이조판서 심상응이라는 인물이 가공의 인물로 알려지며 명승지정에 역사적 기록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성락원 송석정(사진=문화재청)
성락원 송석정(사진=문화재청)

 

현재 문화재청에서도 지정 당시에 기록한 역사적 사실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청에서는 명승적 가치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명승적 가치에 대한 문제는 기록된 역사적 사실이 다르다고 해서 당장 지정을 취소할 수 없는 문제로, 그것 역시 문화재 위원회의 합리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문화재 위원회의 판단을 구하기에 앞서, 자료 정리 차원으로 성락원의 역사 기록을 찾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명성왕후가 잠시 피신했던 장소로 이용했다는 점과 조선 고종 재위 시기 내관 황윤명의 별서 쌍괴당이었다는 점을 새롭게 발굴했다고 한다.

 

문화재청은 당장 지정 취소를 하기보다는 법리 검토를 통해 행정행위의 전환이라는 방안을 새롭게 들고 나왔다. 성락원의 조성자와 명칭이 잘못된 것은 사실이지만 명승으로서의 가치는 있다는 점을 들어, 1월 들어 소유자의 의견을 듣고 전문가 3인으로 위원회를 꾸려 명승가치를 새롭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황평우 한국 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당장이라도 지정을 취소를 하고, 명승가치 조사를 하든지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을 하든지,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국회 문방위원회 김영주 의원 역시 지정취소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정 취소를 한다면, 이미 지원한 국가예산 57억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국민들의 혈세를 흐지부지 날려버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성락원 영벽지(사진=문화재청)
성락원 영벽지(사진=문화재청)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명승 제35호 성락원. 수려한 자연 경관을 지닌 정원으로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성락원의 앞뜰은 두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쌍류동천과 안뜰 앞을 막아 아늑하게 감싸 만든 용두가산이 있다. 쌍류동천 주위와 용두가산에는 200300년 되는 엄나무를 비롯하여 느티나무, 소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다래나무, 말채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전통 정원이다. 과거 문화재청의 행정 절차를 문화재청 스스로가 무력화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일 수 있지만,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아름다운 유산의 가치로 올바른 판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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