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을 했는데 문화재에 지원금이? 라이엇 게임즈의 특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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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을 했는데 문화재에 지원금이? 라이엇 게임즈의 특별한 이야기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2.26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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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들이 판매금 중 일부를 불우이웃에 기부하거나 특별한 계층에 지원을 하는 사례는 뉴스에서도 종종 들리고 있다. 그 중에서 게임문화재라는 얼핏 보면 연관이 없어 보이나, 알고 보면 문화라는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공존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곳이 있다.

 

전 세계 1억 명이 플레이하고 있는 PC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만든 라이엇 게임즈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우리의 문화유산에 8억이라는 돈을 기부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2012년부터 꾸준한 문화유산 지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많은 사회공헌 활동 중에서도 문화유산 지원이 시작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2012년 초기부터 프로젝트를 진행한 구기향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사회공헌활동 총괄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홍보 총괄 담당자 구기향 (사진 = CPN문화재TV 임영은 기자)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홍보 총괄 담당자 구기향 (사진 = CPN문화재TV 임영은 기자)

 

-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에서 사회공헌활동 및 홍보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구기향이라고 합니다.

 

-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프로젝트는 어떤 프로젝트 인가요?

 

라이엇 게임즈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이라는 대테마 안에서 2012년부터 9년째 사회공헌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대테마 안에서 청소년들에게 유적지를 방문하는 교육을 한다든지 해외에 있는 우리의 문화재를 제자리로 되찾는 것에 보탬이 된다는 지. 문화유적의 보존처리, 보수, 훼손부분에 대해서도 지원하고 있는 다각적인 프로젝트입니다.

 

- ‘게임문화재의 조합이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글로벌 게임 회사가 왜 한국 문화재를 보호할까라고 많이 물어보십니다. 얼핏 들으면 게임문화재는 동 떨어진 것이라고 느껴지실 수 있지만, 저희는 게임도 문화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와 연관 지어서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문화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야말로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특히 라이엇 게임즈는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두는 게임회사를 회사 철학으로 두고 있습니다. 플레이어 계층 분들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셔서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라 저희가 또 하나의 채널이 되어서 우리문화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문화유산과 게임을 연동해서 우리의 문화재를 보호하는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프로젝트에 대한 게임 유저분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난 그냥 게임했는데 애국도 했네라고 좋은 반응이 많으셨어요. 우리 문화재를 보호하는 일은 모두가 혜택의 대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좋은 일을 한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고요. 그래서 게임 플레이어 분들이 그런 면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우리 문화재에 대해서 생각하고 보호하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특히 2012년 라이엇 게임즈 한국지사 오픈 기념으로 낸 한국형 챔피언 아리가 지금까지도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리는 구미호 전설을 기반으로 만든 한국형 챔피언으로 출시 당시 초기 6개월 판매금 전액을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에 쓰겠다고 공약했었습니다. 실제로 아리를 많은 유저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초기판매금과 라이엇 게임즈 자체 기부금을 합친 5억 원을 기부해 약속을 지켰습니다.

 

구미호를 본 딴 한국형 챔피언 '아리' (사진 = 리그 오브 레전드 홈페이지)
구미호를 본 딴 한국형 챔피언 '아리' (사진 = 리그 오브 레전드 홈페이지)

 

- 위에서 소개해 주신 한국형 챔피언 아리는 어떤 우리의 문화를 담고 있나요?

 

아리는 한국설화 중 구미호 설화를 본 딴 아주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캐릭터 입니다. 처음으로 한국에 리그오브레전드의 글로벌 서비스가 실시되면서 기념으로 출시된 88번째 챔피언입니다. ‘아리라는 이름도 한국 플레이어분들의 투표로 정해진 이름으로 한국 유저분들에게는 친숙한 캐릭터라 할 수 있습니다.

 

아리를 어떻게 하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입고 있는 한복의 경우 솔기나 고름을 알기 위해 문헌자료를 찾아서 디자인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이 굉장히 아름답고 뛰어나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죠.

 

아리가 사용하는 기술 중 현혹의 구슬이나 여우불’, ‘매혹’, ‘혼령질주등도 예전 구미호가 되기 위해 인간을 유혹했던 구미호 설화와 여우구슬 이야기를 접목시켜서 우리의 설화를 게임에 잘 녹여냈습니다.

 

또한, ‘한복 아리특별스킨, 걸그룹 소녀시대를 본 딴 팝스타 아리특별스킨 등 과거를 넘어서 현재의 우리나라 문화와 관련된 스킨들을 출시해 많은 유저분들의 호응을 얻은 멋진 챔피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진행하셨던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문화재 관련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었나요?

 

저희 스스로가 문화재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함께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 주실 파트너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 각 분야별로 저희와 함께 고민하고 문화재를 위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했습니다. 지금도 진행중이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라고 하면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환수 받는 프로젝트입니다. 문화재 환수 프로젝트를 지원사격할 때는 게임 플레이어 분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 분들에게도 알려져서 게임 회사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하다니 하는 칭찬도 많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총 5번의 문화재 환수 성공을 이룬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문화재 환수 프로젝트에 많은 노력을 가할 예정입니다.

 

지난 4월 환수된 '척암선생문집 책판' (사진 = 문화재청)
지난 4월 환수된 '척암선생문집 책판' (사진 = 문화재청)

 

- 문화재를 원래의 자리로 되찾아오는 일이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환수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문화재 환수 프로젝트를 하면서 해외에 우리나라의 문화재가 굉장히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희 회사는 직접 해외에 있는 문화재와 관련해서 경매에 참여한다든지 소장자와 직접적으로 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고요.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전문가분들이 국고뿐만 아니라 빠른 환수 협의를 위한 민간 기업의 지원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런 민간 지원에 저희 라이엇 게임즈가 지원 사격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민간 기업이 문화재를 환수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미리 예산을 어느 정도 투자를 한 뒤 문화재 컨택을 시작해야 하고요. 환수를 추진하다가 소장자와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 경매에 출품된 문화재 역시 경매 일정 중에 낙찰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계산되지 않은 변수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제는 회사차원에서 그런 부분을 이해해서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문화재 전문 집단들과의 소통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재 환수 프로젝트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 덕에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 라이엇 게임즈의 다른 지사들은 어떤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문화재 관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만든 것은 한국 오피스 스스로고 제가 알기론 유일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센트럴 본사 쪽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기획초기부터 알고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오피스들 역시 사회나 문화적인 방향으로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재능 기부, IT 교육 등이 있습니다. 또한, make a wish처럼 같이 다른 사와 협업해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전 세계적으로도 카르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오피스텔과 센트럴 본사를 연결해서 게임 속의 특정 아이템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각 지역의 기관들을 선정해서 기부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 세계 라이엇 게임즈 오피스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한국지사처럼 다년간 같은 테마를 가지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없어서 다른 지사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문화 스킨을 적용시킨 '신바람탈 샤코' (사진 = 리그 오브 레전드 홈페이지)
한국문화 스킨을 적용시킨 '신바람탈 샤코' (사진 = 리그 오브 레전드 홈페이지)

 

- 앞으로 한국의 문화재와 관련해서 게임과 접목시키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라이엇 게임즈는 글로벌 회사로서 다양한 문화권을 포용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챔피언들 역시 이런 다채로운 문화를 반영해 각국의 문화요소가 곳곳에 들어가 있습니다. 한국형 챔피언은 아까 언급된 아리가 있고요, 중국 서유기를 본 딴 오공등의 챔피언과 한복, 자유의 여신상, 기모노 등 한정 판매 스킨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표출해내고 있습니다.

 

점차 다양한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이라 과거보다는 특정 지역에 한정된 게임 컨텐츠 추가나 시도는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조금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만약 한 나라의 컨텐츠만 집중적으로 나온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왜 우리 문화는 게임에서 등장하지 않느냐는 아쉬움이 충분히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문화유산이 맵에 등장한다거나 문화재가 직접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이건 다른 나라 테마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신바람탈샤코스킨처럼 샤코라는 일본캐릭터에게 한국적인 탈을 쓰고 초롱을 들고 있는 특별 테마가 판매가 된 적이 있는 것처럼 다른 문화와의 콜라보로는 드물게 진행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후원한 '문화재 분야 청년 인턴십 채용 설명회' 현장 (사진 = 문화재청)
라이엇 게임즈가 후원한 '문화재 분야 청년 인턴십 채용 설명회' 현장 (사진 = 문화재청)

 

- 2020년 문화재분야에 8억 원을 지원하시겠다고 밝혔는데요. 올해는 어떤 활동을 중점으로 진행할 예정인가요?

 

매년 한 번씩 문화재청 등의 파트너사와 문화재지원 분야를 정리하고 합의해서 언론과 웹에 발표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이미 다 정해진 상황이었으나 회사 내부 사정으로 인해 이번에는 2월 초에 공개하게 되었는데요. 기본적으로 매년 이어가고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유적지 체험이나 12일 캠프,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 환수는 계속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서 해외에 위치해있는 문화 유적지 중에도 원격으로 보존처리나 훼손된 부분에 대한 지원도 좋은 인연이 된다면 진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지난 2012년부터 2년 간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의 조선 왕실의 노부라고 하는 대형 깃발을 비롯해 왕실이 행차할 때 쓰였던 유물 20여점을 보존처리하고 그와 동시에 학술 연구를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워낙에 사이즈가 큰 유물이고, 당시에 학술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경우였습니다. 저희가 이제 다년간의 지원을 통해서 많이 훼손됐던 여러 소재들을 전문가 분들이 원상 복구한 사례들을 보고 한 번 더 조선의 왕실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를 크게 이어갈 계획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지난해에도 진행했던 문화재 분야의 인적 자원 육성지원 프로젝트, 국내에서의 문화재 긴급 구매나 보존처리, 전시지원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구기향 담당자는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 계층이 우리의 문화유산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의미에서 매해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한국 게이머들이 이름을 알리고 있는 만큼, 문화재 방면에서도 이를 활용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바탕이 되기를 기대한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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