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태어난 문화재, 製瓦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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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서 태어난 문화재, 製瓦匠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4.21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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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 첫 번째

 

예전 우리의 생활에서 기와는 빠질 수 없는 주생활의 중심이었다. 기와는 건축물의 지붕에 빗물이나 습기가 새어들지 못하게 덮어 씌워 침수를 막고 흘러내리게 하는 보호막과도 같았다. 지붕 아래의 목재를 보호함과 동시에 건물의 경관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궁중을 비롯해 돈이 있는 양반들의 전유물이었다가 근대에는 지방마다 다양한 기와를 만들어냈었다. 점차 현대에 와서 콘크리트와 슬레이트에 밀려서 수요가 줄었으나 한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현대식 기와도 각광받게 되었다.

 

대부분의 현대식 기와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와로 시간이 적게 들고 양을 한 번에 많이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여전히 흙을 채취해 하나하나 빚어서 가마에 땀흘려가며 구워내는 전통기와의 맥이 경상도 울산과 전라도 장흥에서 이어지고 있다.

 

2009년 촬영 당시 수기와를 만드는 故 한형준 제와장 보유자 (사진 =CPN문화재TV)
2009년 촬영 당시 수기와를 만드는 故 한형준 제와장 보유자 (사진 =CPN문화재TV)

 

- 기와를 만드는 장인

 

제와장은 기와를 만드는 장인으로 와공 또는 와장이라고도 부른다. 삼국시대부터 기와관련 유적들이 발견되고 있으나 그 기술이 전승이 되었는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관련 기록에 대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구전과 작업을 통해서만 전승이 되고 있어, 유적 조사를 통해서만 시대적인 배경을 파악할 수 있다.

 

제와에 대한 국가의 첫 조사는 1966년 문화재 조사위원이 실시한 전국의 옹기점 조사 때 병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인 제와장에 대한 조사는 1984년에 이루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보고서가 됐다.

 

1987년과 1988년에 보강 조사가 이루어졌고, 1988한형준 보유자가 인정이 됐다. 20136, 한형준 보유자는 본인의 마지막 역작인 국보 1숭례문의 기와가 올려지는 것을 보고 작고한다. 그 후 보유자의 자리는 공석이었다가 그의 직속 제자이자 전수교육조교였던 김창대 씨가 2019년 보유자로 인정되고 새롭게 맥이 이어지고 있다.

 

- 하나의 기와가 탄생하기 까지

2009년 촬영 당시 가마 막음불 작업을 하는 故 한형준 보유자 (사진 = CPN문화재TV)
2009년 촬영 당시 가마 막음불 작업을 하는 故 한형준 보유자 (사진 = CPN문화재TV)

 

 

제와는 아무 때라도 하죠. 그런데 겨울에는 못해요. 기와가 얼어 버리면 베려 버리거든요. 여름에는 습기가 차서 못해요. 그래서 봄에 논, 들에 나가 흙을 파 놓고 가을에 작업하죠.”

 

국가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 보유자 한형준 씨의 구술 자서전

아따, 그 양반 기와 좋다중 일부

 

 

제와 작업은 물, , 흙을 사용하기 때문에 날씨에 매우 민감하다. 사실상 작업은 봄, 가을에만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겨울철에는 손을 놓고 있지 않고 좋은 흙을 찾아 저장했으며, 불을 피우기 위해 사용할 소나무를 찾았어야했다.

 

기와를 만드는 작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흙을 모으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단계, 준비된 흙을 이용해 기와의 모양을 만드는 단계, 만들어진 기와를 넣고 구워내는 단계다. 흙덩어리가 하나의 기와가 되기까지 한 시도 눈을 땔 수 없이 모두가 집중하고 협동해서 만들어 낸다.

 

 

건축물 문화재 하나에는 수많은 장인들의 손이 거쳐 간다. 기초 목재 틀을 다루는 대목장, 문틀을 짜는 소목장, 단청칠을 하는 단청장, 온돌을 까는 돌장 등 다양한 분야가 만나서 우리의 문화를 만들어 낸다.

 

그 중에서도 건축의 완성이자 하나가 있을 때는 작아보여도 뭉치면 무엇보다도 문화재를 아름답게 보여주는 기와. 손으로 정성을 다해 완성되어 우리를 지켜줬던 전통기와를 이제는 우리가 지켜줘야 할 때가 아닐까.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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