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품고 있는 선조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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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품고 있는 선조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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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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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우리 민족의 생활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는 마을숲과 전통나무 등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천연기념물 제514호로 지정된 영덕 도천리 도천숲은 경상북도 영덕군 남정면 도천리에 있는 마을숲이다. 400년 전 마을이 생길 때 앞산의 뱀머리 즉, 사두혈 형상이 마을을 위협하므로 이를 막고 풍수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조성유래가 남아 있다. 이곳에는 숲 속에 남한에서 유일하게 구덩이에서 대마를 삶아 옷을 만들던 ‘삼굿’의 흔적이 남아있다. 또한 숲 속 당집에서는 대보름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제를 지내고 있으며 마을을 오래 떠나게 될 때도 이곳에 와서 인사를 올리고 나뭇가지 하나라도 가져가지 않는 등 전통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처럼 자연과 함께 한 선조의 의식을 보여주는 등 문화·민속적 가치가 있다.





▲ 영덕 도천리 도천숲


천연기념물 제515호로 지정된 나주 송죽리 금사정 동백나무는 전라남도 나주시 왕곡면 송죽리에 있는 수령 500년 추정의 전통나무다. 조선 중종 때 개혁을 추진하다 실패하고 귀양지에서 결국 임금의 사약을 받고 죽은 조광조를 따르던 나주 출신 선비들이 있었다. 조광조를 구명(救命)하던 이들 11명은 낙향하여 후일을 기약하며 금강계를 조직하였다. 그리고 계의 모임 장소로 금사정(錦社亭)을 지었으며 변치 않는 절개의 상징으로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동백나무는 겨울에 붉은 꽃이 강렬하게 핀 후 꽃이 통째로 떨어지는 모습에서 아름다움과 애절한 슬픔을 담고 있어서 우리 옛 사람들이 가까이 하였으며 양화소록(養花小錄) 등 문헌에도 자주 등장하는 전통 꽃나무다. 동백나무는 숲이 아닌 노거수로서는 천연기념물이 없었는데, 알려진 것 중 가장 굵고 크며 모양새도 반구형으로 아름답고 수세도 좋아 역사·문화적 뿐만 아니라 동백나무를 대표하는 가치가 있다.





▲ 나주 송죽리 금사정 동백나무


천연기념물 제516호로 지정된 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는 전라남도 나주시 공산면 상방리에 있는 수령 250년 추정의 전통나무다. 이 나무는 임진왜란 때 공을 세워 선무원종일등공신이 된 오득린 장군이 마을에 정착하면서 심었다고 한다. 호랑가시나무는 호랑이가 등이 가려울 때 이 나뭇잎에 붙은 가시에 문질렀다는 유래를 가진 전통 나무이다. 이미 전북 부안의 군락과 광주광역시에 1주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나 이처럼 큰 나무는 보기 어려워 호랑가시나무를 대표하는 가치가 있다.





▲ 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와 기적비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이 땅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보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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