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행정 탓에 무너지는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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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깍이 행정 탓에 무너지는 문화재
  • 관리자
  • 승인 2005.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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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서운산에 위치한 석남사 내 영산전은 국가 지정 보물 제823호다. 그런데 지난 2003년 3월 안성시청에서 부분 보수를 위해 법당을 해체한 후, 2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방치되어 있다. 사찰 측에서는 관할청의 행정태도를 비난하며, 초파일 행사를 두 번이나 못치룬 데 따른 피해상황을 호소했다.



영산전 외에 도유형문화재 제108호 대웅전, 109호 마애여래입상 등을 소유한 석남사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다포계(多包系) 공포(貢包) 겹처마 팔작기와지붕의 조선시대 건물로 신라 문무왕 20년(680)에 건립되어 임진왜란 당시 화마(火魔)로 사찰 전체가 소실되는 등 역사적 시련을 겪은 유서깊은 고찰이다.







 







 




▶경기도 안성시 서운산에 위치한 석남사
입구

 





 






석가삼존불과 16나한상을 봉안했던 국가 보물, 영산전이 폐허로 변한 이유는 문화재 보수에 앞선 충분한 조사가 미흡했으며, 이후 신속한 행정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지붕 기와 교체를 위해 건물을 해체했다가, 뜯어보니 내부까지 심하게 훼손되어 있어 전체 해체복원을 결정했다는 것이 안성시청 담당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복원 계획 변경 이후, 문화재청의 긴급보수 지원예산을 통해서 더욱 서둘러졌어야 할 공사가 두 해가 지나도록, 우천에 대비한 보호장비 하나 없이 알몸으로 방치된 것은 문화재 보존의지 없는 형식적인
행정처리가 초래한 결과다.







 







 





▶2년 여간 방치된 보물 제823호 석남사 내
영산전. 우천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영산전 보수에 대한 자세한 진행상황을 듣기 위해 안성시청 문화관광과를 찾았지만, 업무가 이관된 지 한 달밖에 안돼 자세한 상황을 모른다는 것이 담당자의 일차 답변이었다. 문화재 보수가 이번 경우와 같이 허술하게 진행될 경우, 훼손은 물론 예산 낭비도 심각하지 않는냐는 물음에 담당자는 “처음부터 조사를 잘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테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영산전 전체 보수와 관련, 안성시청은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 및 설계심사 승인 신청을 한 상태인데 공사가 재개될 때까지, 우선 우천에 대비한 안전장치라도 해놓을 수 없냐고 하자, 문화재청의 승인 없이 자체적인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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