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복장유물 정밀조사 한다
상태바
문화재청, 복장유물 정밀조사 한다
  • 이경일
  • 승인 2024.02.20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한 물건으로 가득 차 있는 불상. 선조들은 불상을 만들 때는 그 안에 금이나 은, 각종 보화, 사리, 경전 등을 넣었다. 이를 '불복장'(佛腹藏)이라 한다.

 

불교 미술사와 서지학, 복식사 등을 연구할 때 중요한 연구 대상이자 종류와 수량이 다양한 복장 유물을 제대로 보존·관리하기 위한 학술 조사가 시작된다. 20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복장유물 정밀 학술조사 사업' 1차 연도 업무를 맡아 진행할 민간 위탁 사업자를 모집하는 공모를 냈다.

 

문화재청은 사업 목적과 관련해 복합 문화유산인 복장유물의 학술적·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규명하고 체계적 관리와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하기 위해 이달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와 만나 조사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사진=문화재청)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사진=문화재청)

 

사업 첫해인 올해 조사는 12월 말까지 할 예정이다.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거나 현재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불상 복장유물 가운데 5건 이상을 조사해 자료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목표다. 조사 대상은 국보인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3건과 보물 59, ·도 유형문화재 115건 등 총 177(올해 1월 기준)이다.

 

이번 조사는 최근 복장유물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복장 유물은 각종 보화와 사리 외에도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 주문인 다라니(陀羅尼)를 적은 진언(眞言), 경전, 비단 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수량이 수백 점에 이르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더군다나 불상을 보수하거나 다시 금칠을 할 때 새로운 유물을 넣는 경우도 있어 관리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자운사와 송광사 불상과 복장유물은 2006년에 보물로 지정됐는데, 박물관 수장고에 함께 보관돼 있던 유물 일부가 중복되거나 잘못 기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재인 '제천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및 복장유물'의 경우, 시주나 불상 조성과 관련한 내용을 적어 불상 안에 넣어둔 기록인 발원문이 사라진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이 발원문에는 '강희이십팔년'(康熙二十八年)이라 적힌 문구가 남아 있어 조선 숙종 15(1689)에 조성됐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복장유물 가운데 핵심으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올해 사업을 시작으로 연차별로 복장유물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불교계에서도 조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불상도 함께 조사하면서 기초 조사, 현장 조사, 연구 및 조사 보고서 작성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