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장인]50여 년 흙과 함께한 인생, 유재택 미장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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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장인]50여 년 흙과 함께한 인생, 유재택 미장 장인
  • 관리자
  • 승인 201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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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택 미장 장인



한옥을 짓는다고 하면, 목수가 나무로 기둥과 뼈대를 세우고, 와공이 기와를 잇는 것이 거의 다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작업을 하는 이들이 있다. 바닥과 벽을 바르고, 구들을 놓고, 담장을 쌓는 ‘미장이’ 혹은 ‘토수(土手)’들이다.



50여 년간 미장에 종사하고 있는 유재택 장인은 한옥에서 목수와 와공이 하는 일을 빼면 나머지는 대부분이 미장공이 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미장일은 목수일하는 것 하고 와공하고 단청하고 도배, 그것만 빼고는 거의 미장이 다 해야 된다고 보지요. 토방 돌 경계석 놓는 거나 담장을 쌓는다던지, 아니면 외엮기해서 단순히 벽만 바르는 게 아니고 왕토(천정이나 처마에 흙을 바르는 작업)까지 다하고, 방바닥까지도, 토방 강회다짐 까지도 전부다 해야 되니까. 또 아궁이를 만들고 구들을 놓아서 방을 따뜻하게 해야 되고. 토수가 하는 일이 거의 다라고 생각해요.”






▲ 유재택 미장 장인



그러나 공사기간이나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아직 용어나 작업 기준조차 제대로 정립이 되지 않아 전통 미장의 맥은 점차 끊어져 가고 있다. 힘든 일에 비해 보수가 적어 배우려는 사람도 없는 형편이다.



“미장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건설 쪽 일하시는 분들이 와서 미장일을 하는데, 제대로 기법에 대해 알고 하는 사람이 없어서 편한 방식으로 작업을 해놓는다고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해도 미장기법이나 이론적으로 기록된 것이 하나도 없어요. 목수에 관한 책 뒤에 몇 줄 나오거나 아니면 없거나.”



때문에 유재택 장인의 목표는 사라져가는 전통 미장 기법을 정리해 기록하는 것이다.



“전통 공구나 전통 기법을 실제로 다 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식으로 작업했다는 것을 비디오로 담고... 조금씩은 정리를 하고 쓰고 있는데 책이라도 만들어서 남겨놔야 되겠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전통적으로 했던 기법 그대로 했던 것을 알고 있어서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다 모여서 그 분들이 사사 받은 것 하고 내가 사사받은 것 하고 다르니까 대조해가면서... 후세에는 그것을 보고라도 학교에서라도 관심이 있으면 알게끔 알려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그것 밖에는 다른 욕심이 없지요.”



일산 문화재교육장에서 유재택 장인과 전통 미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유재택 미장 장인



- 처음에 미장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초등학교 졸업하고 집에 형편이 부족하니까 성수국민학교 졸업하고서 일 년쯤 집에 있다가 그 당시 서울에 고향 어르신들이 계시다는 소리만 듣고 무작정 찾아간 거죠. 거기서 한옥을 지으셨던, 고인이 되셨지만 김삼룡 선생님이시라고 제 스승님인데 그 분 밑에서 보조부터 시작하게된 거지요.



- 미장일 배울 때 얘기 좀 해주세요.

낮에 일하고, 저녁에 집에 가면서 장작 같은 것을 사들고 가서 산꼭대기 무허가 집에 세를 들어가서 불을 피우고, 잠을 자고 그러면서 계속 보조역할을 한 것이죠.
한옥일 할 것이 없을 때는 구들 놓는 분, 서영욱 선생님이라고 그 분도 작고하셨지만 그 분이 그 근처에서는 방을 놓으면 굉장히 따뜻하고 해서 대단히 인기가 좋으셨어요. 그분이 구들 놓을 적에는 그리로 가서 일 하고, 아니면 또 한옥 일을 하고...그 후에는 또 김용식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 분도 작고 하셨는데 그 분도 일을 굉장히 잘 하셨어요. 그 분 밑에서 아무래도 조금 손보는 일의 경우는 선생님이 ‘가서 해라’ 그러면 혼자 가서 하기도 하고, 또 큰 일은 밑에 들어가서 같이하고. 그 선생님하고도 한 십여 년 같이 했을 거예요.



- 스승님들에게는 어떤 가르침을 받았나요?

스승님들은 대충이라는 게 없고, 더구나 일반 집도 잘해야 되지만 문화재급 이런 곳에 가서는 한번 더 돌아보고 열심히 해라... 지금 내가 후배들한테도 그렇게 강조를 해요. 그 선생님들이 그렇게 하셨기 때문에. 뭐든지 열심히도 해야 하지만 한번 더 손보고 꼼꼼히 하라는... 그렇게 꼼꼼히 하시는 분들이세요.



- 미장이란 무엇인가요?

용어부터 바꿔야 돼요. 원래가 흙을 만진다고 해서 토수거든요. 미장은 나중에 나온 말이에요. 미장일은 목수일하는 것 하고 와공하고 단청하고 도배, 그것만 빼고는 거의 미장이 다 해야 된다고 보지요. 토방 돌 경계석 놓는 거나 담장을 쌓는다던지, 아니면 외엮기해서 단순히 벽만 바르는 게 아니고 왕토(천정이나 처마에 흙을 바르는 작업)까지 다하고, 방바닥까지도, 토방 강회다짐 까지도 전부다 해야 되니까. 또 아궁이를 만들고 구들을 놓아서 방을 따뜻하게 해야 되고. 토수가 하는 일이 거의 다라고 생각해요.







▲ 유재택 미장 장인



- 전통 미장 기능은 얼마나 이어져오고 있나요?

제가 하고 있는 것은 거의 다 전통 방식을 이어가고 있어요. 해초와 풀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끓이기 귀찮고 그러니까 해초풀로 하지 않고 약품을 쓴다든지 그런 경향들이 있는데 그나마 해초를 해서 전통 방식대로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자꾸 변형되고 있어요.



- 변형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그 당시에 할 적에는 도끼로 장작을 쪼개서 산자도 엮고, 벽도 그것으로 중깃을 세우기도 하고, 엮기도 하고 그러니까 울룩불룩 다 튀어나고 그렇거든요. 면이 똑바르지 못한 것이지요. 그런데 전통 방식을 찾으면서도 면이 똑발라야 되고 잔금이 안 가게끔 하는 것을 원하거든요, 현재는. 어느 정도의 잔금은 묵인이 돼야 하는데, 왜 이것이 금이 가냐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자꾸 변형을 시켜서 일을 하게 되고, 회사에서도 귀찮으니까 그렇고, 미장들 자체도 금가는 것을 어떻게 방지가 안 되니까 자꾸 변형을 시키는 거예요.



- 전통 미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개선되어야 할까요?

왕토를 하는데 굽도리 같은데도 밑까지 큰 흙손으로 그냥 발라버려서 머지않아서 다 뜨거든요. 그러면 밑에서 다 벌어지고. 어느 선까지 직각으로 할 것인가, 몇 도선으로 할 것인가, 어느 선에서 라인을 잡아줘야 밑에서 보기 좋을 것인가...이런 것들이 전부 정립이 안 되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것이 정립이 돼서 이런 식으로 해라, 또는 이런 식으로 안하면 안 된다는 것이 시방서 같은 데서도 그런 식으로 나갔으면 좋겠어요.



- 전통 미장으로 공사를 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것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리 전통기법으로 했을 때는 숨이 다 통과가 되니까요. 숨을 쉬고 있는 거지요. 벌써 안에 들어가면 시원한 느낌이 틀리죠. 또 해초를 끓여서 정벌바름을 해놔서 회막음을 해놓으면 벌레가 올라가지 않아요. 일반 건축들은 개미가 꼭대기까지 기어 다니고 모기들이 다 달라붙고 그런데 이것은 그렇지 않거든요.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전통 공구나 전통 기법을 실제로 다 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식으로 작업했다는 것을 비디오로 담고... 조금씩은 정리를 하고 쓰고 있는데 책이라도 만들어서 남겨놔야 되겠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후세에는 그것을 보고라도 학교에서라도 관심이 있으면 알게끔 알려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그것 밖에는 다른 욕심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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