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전통을 잇다. 부산의 전통목수 김상철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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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전통을 잇다. 부산의 전통목수 김상철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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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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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대목 장인



근대 사찰 건축의 계보는 김덕희라는 거대한 뿌리에서 출발한다. 김덕희 도편수는 전국의 중요 사찰 건축을 맡았는데, 그로부터 지금까지 사찰 건축의 계보가 시작되었다. 전통 건축의 거목 김덕희 선생과 그의 동생 김중희 선생의 제자로 지금의 전통 건축 대가들이 존재한다. 또한 그의 문중에도 많은 목수들이 지금까지 가문의 업을 잇고 있다. 부산지역의 전통 목수 김상철 장인은 김덕희 선생의 형님인 김중현의 손자로 조선 최고 목수집안의 가업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그는 16살 때 당숙인 김덕희 선생의 자제 김윤원 장인 밑에서 목수로 입문하여, 지금까지 46년 동안 부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상철 장인이 작업한 부산 백련사 법당



“부산지역 전통 건축물의 특징은 대체로 높이가 낮다는 것이죠. 높이 뿐 아니라 집이나 사찰을 지을 때 부산 지역의 전통 건축물들을 연구해서 예부터 내려온 전통 양식대로 집을 짓습니다.”



작업장 한 켠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서 손때가 묻은 도구들을 보여주면서 처음 목수일 배울 때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중학교 때 집안이 어려워지자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진해서 목수일을 택했다는 장인. 처음에는 대패질이나 끌 구멍 파는 일을 했는데 조금만 잘못해도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이 나곤 했다.







김상철 장인의 전통 도구



“배울 때 쓰던 도구들도 아직 갖고 있어요. 이 도구는 한 자루에 날이 두 개가 달려있는데 한 쪽은 나무를 깎고, 한 쪽은 껍데기를 벗길 때 써요. 지금은 이런 도구들이 없지요. 구부러진 데를 깎는 굽장이도 있고, 마지막에 매끈하게 나무를 마무리할 때 쓰는 대패, 대자귀도 있고요. 요즘은 기계로 깎으니 옛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요.”



전통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옛 기법들도 점차 사라져 가는 것이 많다고 한다. 그중 비녀장이라는 전통기법은 김상철 장인 외에 사용하는 목수가 거의 없다.







비녀장 기법



“비녀장은 나무를 비녀처럼 꽂아서 연결하는 이음 방식인데요. 길거리 지나가다가도 보면 삼거리, 사거리가 있듯이, 여러 나무 부재들을 한 번에 합칠 때 사용하지요. 이음 부분을 그냥 직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잡아당겨서는 빠지지 않습니다.”







대패질<좌>과 자귀질<우> 시연







먹놓기 시연



김상철 장인이 선보인 자귀질이나 전통도구로 먹을 놓는 모습도 지금은 보기 어려운 구경거리다. 김상철 장인 세대에서조차도 자귀질을 할 줄 아는 장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통 기법이 점점 사라져가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몇몇 장인들만 주목받는 지금, 지방에서 묵묵히 일하는 장인들과 그들의 전통기법도 조명되어야 하지 않을까.







▲ 김상철 장인이 작업한 부산 보탑사 대웅전과 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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