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낮 농약살포, 시민들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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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낮 농약살포, 시민들 무방비
  • 관리자
  • 승인 200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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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2시경, 경복궁 건너편 버스정류장에 내리자마자 매캐한 냄새와 함께 차가운 액체가 비 오듯
팔과 얼굴에 떨어졌다. 의아해 주위를 보니 시민열린광장 주변숲에서 농약살포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 작업 일손들은 서울시녹지사업소 직원들이었다. 온 몸을 감싸는 비닐옷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울시녹지사업소 직원들은 뙤약볕
아래서 열심히 나무를 향해 농약을 살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강한 바람과 함께 농약이 그 옆 인도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날아든 것.



직원에게 물어본 결과, 나무에 살포한 약품은 농약의 일종인 다이센M45와 톱신M이란 상표의 살균제였다. 인체에 해롭지 않냐는 질문에
현장직원은 “살균제와 영양제 섞은 거예요. 농약인데 당연히 맡으면 좋을 리 없죠. 아침부터 작업했는데 사람들한테 근처에 오지말라고는 했어요”라고
답했다.



농약사용 시 주의사항에 따르면 ▲약을 뿌릴 때는 마스크, 보안경, 고무장갑 및 방제복을 착용하고 바람 반대방향으로 살포한다. 작업 후에는
깨끗이 온 몸을 씻는다 ▲살포작업은 한낮 뜨거운 때를 피해 서늘한 때 해야한다 ▲영양제와 농약을 섞어서 살포하는 것은 약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울시녹지사업소에 문의를 하자 전직원이 출장갔다는 답변과 함께 전화를 받은 직원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만 반복했다. 한국농약공업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사용한 두 약품이 농작물에만 사용해야하는 것으로 일반 나무의 살균작용에는 적합지 않다고 말해 우려를 더했다.



살포작업이 한창인 옆으로 손녀를 안은 할아버지와 시민들이 무방비 상태로 걸어가는 풍경이 위태롭기만 했다. 사람이 적은 새벽이나 밤 시간을
이용하거나 안내판을 이용해서 시민들을 배려하려는 서울시의 노력이 아쉬운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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